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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전등사, 동막해변 방문 후기
"엄마 나무가 700살이래!"
강화도 전등사 입구에 들어서 걷다 보니 커다란 은행나무가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아이와 함께 다가가 나무 앞 안내판을 읽어보고, 아빠는 옆에서 전등사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가 저를 올려다보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습니다.
1. 전등사 가는 법 — 내비게이션은 '남문'으로, 주차는 3천 원
전등사는 예전에도 한 번 와본 기억이 있는, 강화도에서도 손에 꼽히게 오래된 데다 경치까지 좋은 사찰입니다. 내비게이션(티맵)에 '전등사'를 검색하면 여러 개의 문이 함께 뜨는데, 그중에서도 아이와 걷기에 가장 무난하고 접근이 편한 곳은 남문 쪽 입구입니다.
전등사는 국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 입장료가 없고, 일반 승용차는 주차요금 3,000원 정도만 내면 됩니다.
- 참고: 전등사 입장 무료 / 남문 주차 약 3,000원
2. 전등사 은행나무 — "엄마 저 나무 같아!"
경내에서 "가장 나이 많은 나무 찾기" 미션을 아이와 함께 해보았습니다.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던 아이가 한 나무를 가리키며 "엄마, 저 나무 같아!" 하고 뛰어가더니, 안내판을 한참 들여다보고는 "엄마 나무가 700살이래!" 하고 외쳤습니다. 아이 스스로 정답을 찾아냈다는 뿌듯함이 얼굴에 가득했습니다.
전등사 입구부터는 하늘 높이 뻗은 소나무들이 늘어서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밤이나 옥수수 같은 간식, 팔찌 등 소소한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도 눈에 띕니다.

전통찻집과 어린 왕자 동상
예전 방문 때 인상 깊었던 전통찻집이 아직 그대로 있어 다시 들렀습니다. 찻집 옆에는 화장실까지도 전통 가옥 형태로 지어져 있어, 공간 전체에서 우리 전통 건축의 멋이 은은하게 묻어납니다.
찻집 앞에는 작은 어린 왕자 동상이 서 있었는데, 아이가 반가워하며 한참을 구경하더니 함께 사진도 찍었습니다. 동화 속 한 장면이 떠오르는, 소소하지만 귀여운 포인트였습니다.
찻집 내부는 한국 전통 양식으로 꾸며져 있고, 천장에 드리운 고운 천 장식이 특히 눈길을 끕니다. 약과를 비롯한 다과류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희는 오미자차와 매실차를 주문했는데, 한 잔에 5~6천 원 정도였습니다. 걷느라 목이 말랐던 아이는 시원한 매실차를 한 번에 들이켤 만큼 잘 마셨습니다.

전등사의 유래, 아이와 나눈 이야기
찻집에서 쉬는 동안 아이가 책에서 만났던 주몽의 이야기를 꺼내, 자연스럽게 전등사의 역사도 함께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아이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아주 오랜 옛날, 주몽이 세운 나라 고구려 때부터 있던 절이래"라는 한 문장만으로도 아이는 신기해했습니다.
대웅보전과 전등사 철종
법당인 대웅보전을 비롯해 경내를 천천히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전등사 철종 앞에 섰습니다. 이 종은 원래 중국 송나라 때 만들어진 것으로, 훗날 전등사로 옮겨와 지금까지 보관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종의 맨 윗부분, 종을 매다는 고리 장식(용뉴)에 새겨진 용의 숫자를 세어보는 것을 미션으로 냈더니 아이가 한참을 들여다보고는 "한 마리 있어!" 하고 자신 있게 답했습니다. 우리나라 전통 종은 대개 용뉴에 용이 한 마리만 새겨지는 반면, 중국 종은 두 마리인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아이와 함께 '다른 점 찾기 놀이'를 하듯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날은 아이가 해변에 빨리 가고 싶어 해서 들르지 못했지만, 전등사에는 조선왕조실록 등 나라의 중요한 기록을 보관하던 정족산사고(鼎足山史庫)도 남아 있습니다. 병자호란 이후 실록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세워진 곳으로, 조선 후기 4대 사고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큰 장소입니다. 시간 여유가 있는 분들이라면, 아이와 함께 "옛날 책을 지키던 우리나라 숨은 도서관"을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은 체험이 될 것 같습니다.
💡 전등사에서 아이와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사찰을 그냥 둘러보는 것보다, 아이에게 가벼운 질문을 던지면 역사에 대한 흥미를 돋우고 더 깊은 추억을 남길 수 있습니다.
Q. "옛날 사람들은 왜 이렇게 산 위에 절을 지었을까?"
Q. "종에 용을 새긴 이유가 뭘까? 용이 어떤 의미였을까?"
Q. "이렇게 오래된 물건이나 건물을 잘 지키고 보존하는 게 왜 중요할까?"
3.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동막해변 갯벌

전등사에서 동막해변까지는 차로 약 15분 거리입니다. 동막해변은 강화도를 대표하는 해변 중 하나로, 서해 특유의 넓은 갯벌을 가진 곳입니다. 물빛이 맑기보다는 황토색에 가깝고, 시기에 따라 조개잡이 체험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희는 오후 늦게 도착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만끽했습니다.
아이는 처음엔 챙겨온 모래놀이 도구로 모래사장에서 놀다가, 다른 아이들이 갯벌 쪽으로 나가 있는 것을 보고는 아빠 손을 이끌고 갯벌로 향했습니다. 함께 갯벌을 파보았지만 생물이 눈에 띄게 많지는 않아 특별한 수확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넓은 해변을 바라보며 시원한 바람을 쐬고, 손으로 모래를 만지며 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저녁이 가까워지며 물이 서서히 들어오는 모습까지 보고 나니, 바다를 제대로 보고 왔다는 만족감이 들었습니다. 바람에서 어느새 가을 기운이 느껴지는 하루였습니다. 동막해변은 맑은 물놀이보다는, 갯벌 특유의 풍경을 즐기며 산책하듯 바람을 쐬고 모래놀이를 하는 정도로 다녀오시길 추천합니다.
마무리하며
이날은 전등사에서 700살 은행나무를 함께 찾아보고, 전등사 철종에 새겨진 용의 모습도 관찰하고, 전통차와 다과도 맛보며 우리나라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느껴 본 하루였습니다. 고구려 시절부터 이어져 온 절의 오랜 이야기를 아이와 나눠본 것도 뜻깊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슬며시 다가온 가을바람을 동막해변에서 미리 느끼고 온 덕분에, 하루를 더 알차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